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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필수 여행지, 앙코르와트

캄보디아 정보 2024. 11. 10. 20:20


1. 해자와 돌다리
앙코르 와트에 들어가려면 가장 먼저 해자를 건너야 합니다. 앙코르 와트를 에워싸고 있는 해자는 신의 세계이자 절대자의 공간인 사원과 세상을 나누는 역할을 합니다. 즉 해자는 우수(신이 사는 세계)를 둘러싼 바다를 상징합니다. 해자는 그 폭이 200m, 사면의 길이는 총 3.6km에 이릅니다. 이 다리 위의 입구 양옆에는 나가와 사자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악귀를 막고 사원을 수호하는 이 석상은 이미 많이 훼손되었지만 그 크기는 앙코르 와트의 규모와 어울리게 웅장합니다. 사원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폭 15m, 길이 250m의 직선으로 시원스럽게 뻗어 있습니다.

해자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1년 중 절반이 우기인 캄보디아의 기후를 통제하는 지혜도 담겨 있습니다. 앙코르 와트는 정글 속 늪에 세워진 까닭에 기단부에 물이 역류하거나 범람하면 수압과 수력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 위험에 놓이는데, 해자는 시기에 상관없이 일정한 높이로 유지시켜 건축물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2. 탑문(고프라)
해자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마주하는 것은 탑문입니다. 이것은 평면적인 형태의 문이 아니라 높은 천장에 지붕이 있는 입체적인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 복도처럼 보이는 회랑이 탑과 연결되어 해자의 길이만큼 사원 내부를 보호하듯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 탑문은 '고프라'라고도 불립니다.

정식 건물도 아닌 문이 이렇게 웅대한 것은 층계를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단을 쌓아 놓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왕만 드나들 수 있던 중앙의 문은 탑도 가장 높습니다. 바로 이 중앙 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비슈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부슈누에게 헌정된 앙코르 와트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석상입니다. 비슈누는 황금색 가사를 두르고 있고 크메르 사람들은 빠짐 없이 그에게 향을 바치고 절을 올립니다. 이 정문의 양쪽에 있는 단이 없는 문은 코끼리나 수레가 통과하던 것입니다. 정문의 중앙 문을 통과하면 350m 길이의 참배로와 연결됩니다.


3. 참배로와 도서관(장서각), 연못
정문에서 바로 연결되는 참배로는 나가상으로 난간이 장식된 긴 석조 거리입니다. 정문을 통과한 왕이 본 건물인 1층 회랑을 정면으로 주시하여 걸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참배로는 지면에 1m 이상의 높이로 단을 쌓아 올렸기 때문에 양옆으로 작은 규모의 선조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도서관 혹은 장서각이라고 불리며 경전 등을 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 역시 바로 앞에 위치한 연못과 마찬가지로 일출 시간에 사진을 찍는 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입니다. 지대가 낮아서 자연스레 빗물이 모여 형성된 물웅덩이가 연못입니다. 작고 낮은 이 연못은 흔히 수면에 반사된 앙코르 와트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배경으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1층 회랑
1층 회랑부터가 앙코르 와트의 본 건물입니다. 동서남북으로 향한 사면의 회랑은 동서 면의 길이가 187m, 남북 면의 길이가 215m입니다. 일직선으로 뻗은 회랑은 중간 지점에 출구나 2층 회랑으로 이어지는 연결로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둘로 구분됩니다. 따라서 각 회랑별 두 개, 총 여덟 개의 부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각 회랑의 부조는 독립된 내용을 한 편의 완성된 부조로 표현한 것으로, 각각 인도의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 <라마야나>의 주요한 대목을 담고 있거나 힌두교의 신화, 앙코르 와트를 건축한 수리야바르만 2세의 비슈누의 현식으로서의 절대 왕권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1층 회랑의 부조는 40km 밖 프놈꿀렌(꿀렌산)에서 가져온 질 좋은 사암 위에 돋을새김(양각)으로 조각되었습니다. 얕게 새긴 이 조각은 지금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합니다. 특히 사암과 사암을 쌓아 벽을 만들었음에도 그 사이에 종이 한 장조차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종교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 미스터리로 여겨졌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는 거대한 두 개의 바위를 맞대어 숱하게 문지르기를 반복한 결과입니다. 두 개의 바위를 오래 마찰시키면 돌 자체의 성질만으로도 마치 강력한 플로 붙인 듯 정밀하게 맞붙어서 틈 하나 없이 하나의 돌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들 각 화랑은 사실상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서 관람을 시작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자신이 서 있는 지점, 기본 방위를 기억하여 둘러보는 게 좋습니다. 200m 가량의 화랑을 살피다 보면 방향 감각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해자를 건너 참배로를 따라 들어왔다면 서쪽 면에서 부조 관람을 시작합니다. 편의상 부조에 대한 설명은 이 순서를 따릅니다.

 (1) 랑카의 전투
<라마야나>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랑카의 전투'는 라마가 그동안의 고행을 견뎌내고 아내인 시타를 라바나의 손아귀에서 구하는 결정적인 대목입니다. 전쟁의 무대는 라바나가 시타를 잡아두었던 랑카 섬입니다. 부조에서는 라만의 곁을 지키며 충성을 다하는 하누만과 하누만의 어깨에 올라선 활을 든 라마의 모습을 통해 역동적으로 표현했습니다.


(2) 쿠룩세트라의 전투
힌두교와 인도 문학의 정수인 마하바라타는 라마야나와 함께 인도인의 사상적 기초를 이루는 양대 산맥입니다. 인도인인 보통 마하바라타에는 세상 모든 것이 있다.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 부조는 인도 고대 대서사인 마하바라타 가운데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쿠룩세트라 전투를 형상화했습니다. 쿠룩세트라는 쿠루의 대평원이라는 뜻으로 이 전쟁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카우라바와 함께 자란 판다바는 뛰어난 지혜와 용기 덕에 카우라바의 시기와 질투를 받습니다. 왕위 계승과 영토 분배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면서 판다바는 카우바라의 음모에 빠지고, 험난한 고행에 오르게 됩니다. 이 때 사촌인 크리슈나를 동지로 맞아 우정을 쌓습니다.

이후 카우라바의 아버지이자 판다바의 큰아버지 드리타라스트라는 판다바가 살아 있는 것을 알고 쿠루 땅의 절반을 그들에게 주지만, 이 역시 카우라바의 속임수로 물거품이 되며 판다바는 또 다시 추방되었습니다. 쫓겨난 지 13년째 되던 해, 판다바는 쿠루 영토의 절반을 요구하며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권력과 욕심에 눈이 먼 카우라바와 이를 말리지 못하는 드리트라스트라의 무력함으로 결국 대전쟁이 시작되었고, 장장 18일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숱한 목숨이 죽음을 맞습니다. 카우라바 형제는 전몰하고, 판두의 다섯 아들과 크리슈나만이 살아 남습니다.

부조를 정면에서 볼 때 판다바의 군대는 오른쪽에서 진군하고, 카우라바의 군사는 왼쪽에서 움직입니다. 발을 맞추는 군사의 동적인 움직임과 말과 코끼리, 수레 위에 올라탄 중심 인물의 모습이 특히 역동적이고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3) 수리야바르만 2세의 행렬
앙코르 와트를 건축한 왕이자 신왕 사상으로 통치한 수리야바르만 2세가 대신으로부터 충성을 맹세하는 서약을 받고 군대를 거느리며 행진하는 장면입니다. 특히 회랑의 가운데에서 열다섯 개의 일산을 쓰고 코끼리 등 위에 앉은 수리야바르만 2세의 모습은 절대 권력을 보여줍니다.

 

 


(4) 천국과 지옥
앙코르 와트를 수리야바르만 2세의 무덤이라 추측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입니다. 크레므인의 사후 세계에 대한 이해를 엿볼 수 있는 이 부조는, 정확히 말하면 세 개 층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상층을 이루는 천국, 중층을 이루는 심판대에 선 사람의 대열, 하층을 이루는 지옥이 그것입니다. 평안과 조화가 천국의 모티브라면, 이에 대비되는 하틍의 지옥은 온몸에 못이 박혔거나 목이 묶여 결박당한 채 끌려간느 참혹한 모습 등 죄과를 치루는 상황, 고문을 당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사이에 있는 중층의 중심은 죽음의 신, 야마입니다. 천국으로 가는 자와 지옥으로 떨어지는 자를 곤봉을 든 몸짓으로 판결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다른 회랑과 달리 천장에 연꽃 장식이 일괄적으로 더해져 있습니다. 원래는 없던 것이나 프랑스 복원 팀이 빗물로 인한 침식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추가한 것입니다.


(5) 우유 바다 휘젓기
이 부조는 힌두교 신화에 기초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선신과 악신의 대결 구도가 잘 표현되어 앙코르 와트의 예술성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조각입니다. 이 회랑 부조의 배경은 혼돈에 빠진 세상의 바다입니다. 힌두교 신회에서 비슈누는 혼란한 현세에 다양한 화신으로 등장하는데, 그 중 웅 바다 휘젓기에서는 비슈누의 두 번째 화신인 거북이 쿠르마로 등장합니다. 우유 바다 휘젓기는 혼란한 세상에 선신인 데바와 악신인 아수라가 바다를 젓기 시작해 생명의 영약인 암마타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쿠르마로 모습을 바꾼 비슈투는 만다라신을 떠받치고, 만다라산에 거대한 뱀 바수키를 감아 선신과 악신이 양옆에서 잡아당기기 시작합니다. 그 폭발적인 힘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고 그 안에서 춤추는 무희인 압사라가 수없이 탄생합니다. 왼쪽 끝에는 악신을 돕는 왕 라바나가, 오른쪽 끝에는 비슈누의 충직한 부하인 하누만이 역동적인 몸짓으로 부조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악신 아수라와 싸워 이긴 비슈누, 악신의 왕 '바나와 싸워 승리하는 크리슈나', 선신과 악신의 전투 등도 있습니다.